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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살롱
치열한 하루를 보내고 퇴근길 길에 듣는 클래식&재즈 이야기

2024-04-23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친밀한 가족 구성원과의 관계를 돌아보게 만든다. 부부의 사랑, 아이와의 추억,

아름다운 집 근처의 풍경까지. 따뜻한 마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클래식&재즈 이야기를 소개한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 <4 Lieder, Op 27 : Ⅳ. Morgen!>


“그리고 또다시 내일 태양은 빛나고, 내가 가야 하는 이 길 위에

태양이 숨 쉬는 이곳에서, 우리를 다시 행복하게 만나게 하리라.

그리고 푸른 파도 치는 저 넓은 해변으로 우리를 조용하고 천천

히 내려오게 한다.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행복의 조용한 침묵만이 우리 위에 내릴 것이니.”

- 슈트라우스 ‘내일’ -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후기 낭만파를 대표하는 음악가입니다. ‘월-E’,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등 다양한 영화에 수록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

다’의 ‘해돋이’ 부분으로 널리 알려져 있죠. 이 음악을 들을 때마다 이렇게 해

돋이를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에 감탄하곤 합니다.

5월에는 슈트라우스의 ‘내일’이라는 가곡을 소개합니다. 1894년 작곡한 4개

의 가곡 중 4번째 곡으로, 슈트라우스의 아내인 파울리네에게 결혼하며 바

친 음악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슈트라우스와 아내의 관계는 그야말로

불타는 사랑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요, 아내의 성격이 매우 불같아 슈트라우

스에게 많은 요구와 강한 질책을 일삼았다고 하지만, 그만큼 또 유유자적한

슈트라우스를 바로잡아주는 역할도 했다고 합니다.

그런 성향이 잘 맞았던 것인지, 슈트라우스는 결혼한 지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에도 “나는 아내와 함께 있을 때만 완전히 행복하다”라고 했으며, 아내 또한 슈

트라우스가 사망한 후 눈물로 지내다가, 1년도 지나지 않아 사망했습니다.

처음과 끝이 동일한 사랑으로 끝난 음악가 부부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이

음악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진심을 다해 썼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슈트라우스는 바라는 것이 많은 세상 속에서 치열하게 사는

사람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그래도 내일은 태양같이 더 밝은 날이 오고,

그때 함께 할 사람과의 행복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음을 조용히 고백합니다.

 

이 곡을 조용히 눈감고 듣고 있으면, 5분도 채

되지 않는 음악의 마지막 순간에 아무것도 하

지 못하고 깊은 여운 속에서 감정을 추스르는

스스로를 발견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라

는 것이 많은 시절,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당

신의 행복만을 응원하는 음악을 5월의 어느

멋진 날에 들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글_브랜드마케팅팀 이미지 출처_음악의 역사, 위키백과,네이버바이브

 

 

 

    팻 메스니(Pat Metheny) <Letter from home>


“너 자신 외에 너에게 평화를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은 없다.”

– 랄프 월도 에머슨(미국의 사상가) -

 

1930년 이후 재즈는 점점 비주류로 취급받으며, 상업적인 성과를 거두기 쉽

지 않은 장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폭넓은 인

기를 끄는 아티스트들이 나오고는 했는데요.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팻 메스

니입니다. 특히나 그가 초·중기에 작곡한 음악들은 대부분 듣기가 편합니다.

혹자는 수면을 취하기 전 즐겨 듣는다고도 하는데요, 그만큼 이 음악을 들어

야겠다는 목적의식 없이 그저 이어폰이나 스피커로 음악을 틀어놓기만 하면

마치 여행을 하거나 꿈속에서 편안한 풍경을 바라보는 느낌이 저절로 듭니

다. 그 중에서도 가장 최고는 역시 1989년 발표된 ‘Letter From Home’입니

다. 1990년~2000년대 심야 라디오 방송에서 어떻게든 들을 수 있었던 익숙

한 곡이지요.

마치 먼 길을 떠난 장기 여행자가 집에서 온 편지를 타지에서 받아보는 느낌

과도 같습니다. 포근하고 아름다운 집 근처의 풍경, 그리고 집에서 함께 했던

따뜻한 가족 혹은 친구들의 모습을 먼 곳에서 받아보고 그리는 마음이라고

할까요.

내가 살고 있던 집에는 스스로의 마음이 머물고 있습니다. 그것이 행복이든

기쁨이든 슬픔이든 외로움이든 스스로가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기억과 마음

이 머무르고 있는 장소입니다.

요즘은 비단 장기여행자뿐만 아니라 출퇴근하는 직장인, 아니면 그냥 일상

을 보내는 사람들도 집의 소중함을 잊고는 합니다. 그저 지쳐 들어가 잠들었

다 이르게 일어나 출근하는 잠시 머무르는 장소이거나 특징 없는 공간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오늘은 내가 가진 생각과 기억 그리고 특징

들을 보관하고 있는 소중한 금고 같은 집을

생각하며, 이 음악을 들어보았으면 합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돌아가는 퇴근길이거나,

먹을거리를 사서 돌아가는 길, 운동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이 음악과 함께라면 집으로

돌아가는 풍경이 새삼 아늑함을 깨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2024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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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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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일 202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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