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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들의 지혜가 살아 숨 쉬는 광주향교

2020-10-28

글 박향아 사진 김희진

 

 

선조들의 지혜가 살아 숨 쉬는

광주향교

 

역사의 현장을 체험하는 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우리네 ‘과거’를 만나는 일이다.

조선시대 교생들이 학문과 예절을 익혔던 배움의 공간,

광주향교에는 조상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과 지혜가 오롯이 남아 있다.
깊어가는 가을, 진한 묵향과 서책을 읽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은 광주향교를 거닐어 보자.

 

자연에 둘러싸인 배움의 공간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13호로 지정된 광주향교는 하남시 교산동 227-3번지 일대에 위치한다.

조선 전기까지 광주목이 하남시 춘궁동에 위치했을 만큼 하남은 정치 중심지이기도 했고,

두물머리에서 모여지는 물자가 하남을 지나 유통되는 경제, 교통의 요지이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하남에 교육기관인 광주향교가 자리하게 된 것이다.

광주향교는 계절마다 빛깔을 달리하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동쪽에는 검단산과 객산, 서쪽에는 이성산과 금암산, 남쪽에는 청량산, 남한산이 자리하고 있어,

봄이면 앞서거니 뒤서거니 피어난 봄꽃이, 여름에는 짙어진 녹음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광주향교를 포근하게 감싸 안은 산등성이를 곱게 물들인 단풍과

소복이 쌓인 흰 눈은 언제 봐도 감탄을 자아내는 절경.

하남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우리 선조들은 단지 책에 쓰인 지식만이 아니라,

자연의 이치와 인간답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도리를 배웠다.


광주향교의 역사
향교는 나라에서 고을마다 세운 교육기관이다.

고려 중기 인종은 각 고을에 학교를 세우도록 명령했는데, 이것이 향교의 전신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광주향교가 언제 처음 설립되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창건 시기는 알 수 없으나,

1846년에 간행된 홍경모의 ‘중정남한지’에 ‘고읍 서쪽에 있던 것을 숙종 29년(1703)에

현재의 위치로 옮겼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조선시대 지방민의 교육을 담당하던 광주향교는 전국 각지의 향교 중에서도

그 규모가 가장 큰 향교였다고 알려져 있다.

하남이 속해 있던 광주 지역뿐만 아니라, 지금의 수원, 화성, 의왕, 성남, 강동, 강남, 송파에 거주하는

서생들이 이곳 광주향교에서 예를 배우고 학문을 익혔다.
향교의 기능은 교육과 제사인데, 조선시대 초기 양천제 하에서는 원칙적으로 천인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에 따라 광주향교에서도 신분에 대한 큰 차별 없이 소학, 사서오경, 근사록, 심경, 가례 등에 대한

교육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지금은 교육의 기능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봄과 가을 두 차례 광주향교에서 제사를 지내고 있다.

 

 

교육과 제사를 모두 품은 전학후묘의 배치
세월의 흔적이 오롯이 묻어나는 향교의 문을 열면, 수백 년 전 배움에 대한 열기로 가득했던 공간이 펼쳐진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공간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의 중심 건물인 명륜당.

명륜은 ‘인간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밝힌다’는 의미를 지니니,

책에 담긴 지식을 넘어 인간의 도리를 배우는 공간이었음을 알 수 있다.
명륜당 옆으로 자리한 동·서재는 학생들의 공부방이자 숙소인데,

동재는 보통 양반이 숙소로 사용했고 서재는 평민의 숙소로 이용했다.

학문을 배우기 위한 공간 뒤로는 공자와 4성(안자, 자자, 증자, 맹자)을 모시는 대성전(大成殿)과

송조 2현(주자, 정자)과 우리나라 18현을 모신 동무·서무가 있어 전학후묘(前學後廟)의 배치를 이루고 있다.


시간을 거슬러 과거를 만나는 곳
향교의 제사 기능은 오늘날까지도 그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성현의 제단 위에 제수를 차려 놓고 폐백과 술을 드리는 ‘석전’이 대표적인데,

광주향교에서도 대성전에서 봄과 가을 2번의 석전대제를 시행하고 있다.
향교의 전통적인 교육 기능은 사라졌지만, 과거와 현재를 잇는 새로운 배움의 역할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관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향교 및 전통문화에 대해 알려주는 ‘별에서 온 선비’,

향교 명륜당 앞마당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통해 전통의 멋을 선사하는 ‘향교로 떠나는 문화여행’,

아빠와 함께 1박 2일 캠프를 통해 전통문화를 체험해보는 ‘향교로의 과거 여행’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역사와 전통을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는 배움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프로그램이 축소되거나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되어 진행 중이니,

방문 전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2020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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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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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일 202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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