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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인 MC가 전하는 희망의 목소리, 봄손님 라디오

(Watching Hands Radio)

2020-09-28

글 박진아

 

 

농인 MC가 전하는 희망의 목소리,

봄손님 라디오

(Watching Hands Radio)

 

손은 많은 것을 전한다. 악수를 통해 인사를 전하고, 젓가락질을 통해 배고픔을

채워주기도 한다. 더 나아가 손은 언어를 전달하고 마음을 전달하기도 한다.

‘봄손님 라디오’는 손의 대화를 들려주는 라디오다.

 

 

“전달하는 방식이 다를 뿐 우리가 나누는 대화는 모두가 똑같습니다.

‘다름’이 아닌 ‘당연’이 인정되는 도시 하남입니다.”

 

 

 

보이는 대화, ‘봄손님 라디오’

수어 토크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빛나는 하남, 시민이 좋아합니다.하남이 좋아집니다. (중략) 봄손님 라디오 수어 토크쇼. 지

금 시작합니다.”라는 멘트와 박수 소리로 시작되는 ‘봄손님 라디오(Watching hands Radio)’는 전국 최초 라이브 투어 토크쇼로서 수어로 보고 소리로 듣는 방식을 채택해 기존의 ‘보이는 라디오’와 같은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오후 5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영향력 있는 인사 및 장애인들을 초청해 수어 통역사와

함께하는 이 토크쇼는 음성 통역과 자막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해 모든 사람이 시청할 수 있다.

 

 

 

‘다름’이 아닌 ‘당연’이 인정되는 도시,

하남

‘봄손님 라디오’는 경기도농아인협회 하남시지회 부설 하남시수어통역센터(센터장 허옥)가 2020년도 하남시 장애

인 복지 기금 공모 사업에 선정되면서 지난 3월 첫 방송을 선보였다. ‘봄손님 라디오’의 첫 게스트는 농인 여자 컬링

팀 선수들로, 2019 동계데플림픽(청각장애인올림픽) 현장의 모습과 에피소드들을 마치 직접 보이듯이 생생하게 전

달하며 성공적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수어로 말을 전하는 MC와 게스트의 말을 통역하는 수어 통역사, 그리고 배경 음악 없이 진행되는 ‘봄손님 라디오’가 언뜻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비장애인이 익숙하게 보고 듣던 토크쇼에서는 MC와 게스트들의 시끌벅적한 대화가 이어지고 배경 음악이 깔리는 것이 고정 옵션이었기 때문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러한 ‘어색하다’는 느낌은 ‘다르다’고 인식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었다. 내가 가진 것만을 기준으로 느끼고 생각하다 보니, 장애가 있는 이에겐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 장애가 없는 이에겐 익숙하지 않아 어색한 ‘다른’ 어떤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하남시수어통역센터에서는 ‘다름’이 아닌 ‘당연’이라는 장애에 대한 인식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 ‘봄손님 라디오’를 기획했다.

시청자들이 장애를 좀 더 편견 없이 자연스럽게 바라보고, 더불어 장애인의 삶과 꿈, 거기에서 피어난 희망과 용기 또한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꿈과 희망의

메시지

지금까지 ‘봄손님 라디오’를 거쳐 간 게스트들은 장애인, 비장애인 구분 없이 다양하다. 농인 여자 컬링팀 선수, 시청각장애인 동화 일러스트레이터 구경선 작가, 코다(농인 부모를 둔 청인(들을 수 있는 사람) 자녀) 이현화(국립국어원 주무관), 핸드스키프(농인 뮤지컬) 배우 그리고 경남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및 한국농아인협회 범죄예방위원회 김대규 경정, 청각 장애인 발레리나 고아라 등 많은 이들이 출연했다. 특히 김대규 경정은 비장애인 중 유일하게 수어로 인사와 소개를 건네면서 “수어 기초반을 드디어 수료했다.”며 흐뭇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대통령 구두’로 널리 이름이 알려진 ‘구두 만드는 풍경’의 대표 브랜드인 아지오(AGIO) 유석영 대표는 농인의 손으로 한 땀 한 땀, 품질과 정성으로 제작한 신발을 대통령이 신음으로써 그 가치가 입증됐음을 전한 바 있다. 이처럼 3월부터 9월까지 ‘봄손님 라디오’를 거쳐 간 게스트들은 장애인의 꿈과 희망, 진심 어린 노력들을 전해주었다.

‘봄손님 라디오’는 남은 3명의 게스트들과의 만남을 마지막으로 12월에 막을 내린다. 다가올 10월에는 청각장애인 유튜버인 하개월과, 11월에는 소리를 눈으로 볼 수 있게 도와주는 소보로 대표 윤지현과, 12월에는 한 해를 마무리하며 농아복지관장과 만날 예정이다. ‘봄손님 라디오’는 페이스북과 유튜브에서 ‘하남수어’를 검색해 들어오면 시청할 수 있다. 오늘도 하남시수어통역센터는 손으로, 눈으로, 귀로, 입으로 농인과 세상을 이어주고 있다.

 

2020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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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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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일 202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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