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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살리는 제로 웨이스트 실천 7일

2020-05-28

 

 

지구를 살리는

제로 웨이스트 실천 7일


글 박진아

 

우리가 매일 배출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오늘도 바다 위를 떠다니며 생태계를 위협한다.

플라스틱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바다 속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의 수가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예측이 있다.

국민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 세계 1위인 대한민국! 여러분은 지구의 앓는 소리가 들리는가.

 

 

 

 

도전, 제로 웨이스트!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지구의 앓는 소리는 웬일인지 나에게 들리지 않았고 쓰레기 문제는 너무 먼 이야기였다. 지금 당장 생활 속 편리함이 우선이었기 때문이었다.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제로 웨이스트’ 운동을 펼치는 것을 보며 ‘고맙습니다. 내 몫까지 부탁드립니다.’라는 마음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하지만 세계환경의 날을 맞아 ‘남 일’로 생각하던 제로 웨이스트를 ‘내 일’로 받아들여 시작해 보기로 했다. ‘나 하나 정도’라는 생각을 버리고 ‘나부터라도’라는 신념을 밀어붙이기로 했다. 파이팅. 제로 웨이스트.

 

 

 

잘 쓰고 버리고 정리하기

 

운동은 ‘장비발’이라고 하지만, 나는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기 위해 친환경 물품을 구입하기보다 우선 있는 물건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쓰기로 했다. 즉 상대적인 가치 판단을 우선시했다. 그리고 핸드폰 충전기, 변기 뚜껑, 가전제품 등 일상 속 자주 사용되지만 대체품이 없는 플라스틱 물품들은 수용하고 받아들였다.

플라스틱 반찬통, 플라스틱 과일 바구니, 위생 봉지, 위생 장갑 등은 이웃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나눔을 할 수 없는 플라스틱 통 및 컵 등은 깨끗이 씻고 비닐을 벗겨내 재활용 수거함에 옮겨 담았다.

재사용 가능한 유리병 및 플라스틱 제품들을 씻어서 정리하였고, 물티슈를 대체할 수 있는 작은 수건들을 준비했다.

씻어 놓은 플라스틱 포켓들을 이용해 서랍 및 부엌 찬장 안 널브러진 물건들을 정리했다. 배송 준비 예정인 식료품 및 의류 등을 전부 결제 취소하고 식사를 직접 만들어 먹었다. 그래도 쓰레기는 나왔다. 두부 포장 용기, 애호박 포장 비닐 등 식료품 포장 용기가 일상 속 너무 깊이 박혀 있었다. 음식물 쓰레기를 차치하고 생각해 봐도 초보 제로 웨이스트에게 갈 길은 멀어보였다.

 

 

 

비닐 제로에 도전하다

 

장 보러 나가기 전, 평소보다 더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야채를 담을 수 있는 작은 면 주머니와 쇼핑 물품을 전부 담을 수 있는 넉넉한 사이즈의 에코백. 고기 및 반찬을 담아 올 수 있는 유리 반찬 통,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가 “비닐은 괜찮습니다.”라고 외치고 다녔다. 솔직히 비닐에 담아와 냉장고에 쑤셔 넣을 때가 편했다. 조금 더 손은

갔지만 그래도 장만 보고 오면 비닐봉지가 넘쳐나던 어느 날과는 달라 조금 뿌듯했다. 아차, 영수증도 정중히 사양했다.

복병은 따로 있었다. 랩이었다. 식사 후 반찬 그릇을 랩으로 싸 넣던 습관이 내 발목을 잡을 줄이야! 그 때 문득 예전에 신랑이 사다놓았던 실리콘 뚜껑이 생각났다. 손바닥만 한 사이즈이긴 하지만 그릇을 덮기에는 충분했다. 얼떨결에 비닐 랩을 대체할 수 있는 물건을 찾아냈다. 며칠이 지나니 냉장고가 깔끔해지기 시작했다. 음식을 쟁여놓으려는 생각을 버리게 됐고, 귀찮긴 해도 그때그때 필요한 것들만 사 와서 바로 섭취하니 쓸데없는 지출도 하지 않게 되

었다. 3일 째가 가장 힘들었다. 그저 단순히 ‘플라스틱이나 비닐을 사용하지 말자’가 아니었다. ‘길들여진 습관’을 바꾸는 게 너무 힘들었다. ‘습관’ 말 그대로 ‘저절로 익혀진 생활방식’이었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불쑥 없는 물건을 찾게 돼 욱하는 마음을 몇 번이나 다스려야 했다. 그래도 새로운 생활 방식에 조금씩 길들여져 가고 있다. 다행이다.

 

 

 

천연세제와 비누 만들기

소프넛 열매, 천연 비누


섬유유연제는 천연 양모볼과 아로마 에센셜오일만 있으면 대체할 수 있다. 양모볼 2~3개 가량에 에센셜 오일을 뿌려 세탁물과 함께 돌려주면 해결된다. 물론, 집에는 양모볼이 없었기 때문에 과감히 결제 완료! 인터넷 쇼핑몰 혹은 가까운 제로 웨이스트샵을 방문하면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그리고 세탁 세제는 소프넛(비누로 쓸수 있는 견과) 열매 4~5알로 대체할 수 있다. 열매는 면이나 마 주머니에 넣어 세제 대신 넣으면 된다. 하지만, 냄새는 별로다. 시큼시큼한 냄새가 나서 에센셜 오일을 넣어주었다. 기존에 사용하던 샴푸와 린스, 클렌징 폼이 남아있긴 했지만,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한 첫날부터 비누로 대체해 보았다. 샴푸는 비누로 린스는 식초를 희석시킨 물로 무난히 해결했지만, 클렌징 폼을 대체하기에는 비누가 역부족으로 느껴졌다. 색조화장과 마스카라가 문제였다.

천연 비누는 구입비보다 제작비가 조금 더 저렴하다고 해서 클렌징 물비누 만들기에 도전해 보았다. 우선 물비누 베이스를 녹여 물비누 100ml를 준비했다. 물비누는 물비누 총량의 5~20%를 첨가했다. 그리고 냉압착 비정제 호호바오일 5ml와 비누 총량의 1%에 해당하는 CP고체비누를 물비누 안에 넣었다. 이후 내 피부 타입(건성)에 맞춰 아보카도 오일, 살구씨 오일,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을 천연 물비누 총량의 10~20%로 첨가했다. 이때 오일은 ‘냉압착, 비정제 식물성 오일’만 사용한다. 그렇게 완성한 뒤 빈 플라스틱 공병에 옮겨 담아 사용 중이다.

주방세제는 소프넛 열매로 대체했다. 빈 병에 소프넛 열매 5~6알과 찬물을 넣어 흔들어주면 된다. 참 쉽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바로 사용하지 말고 하루 정도 지난 뒤에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뽀득뽀득 기름때도 잘 닦이고 만족스러웠다.

제로웨이스트 7일간의 도전기는 비누와 세제를 바꾸며 막을 내렸다. 한 명의 노력이 한 마을의 노력으로 이어지고 한 마을의 노력이 한 나라의 노력으로 이어지길 바라며 내 제로 웨이스트 도전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

 

 

 

대체 가능한 물건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유기농 설거지 비누와 천연 비누 주머니. 일회용 비닐봉지 대신쓰는 그립백(꿀랩), 스테인리스 혀 클리너, 천연 치실과 대나무 칫솔, 빨대 케이스, 대나무 빨대와 유리빨대, 빨대 세척 솔, 수세미 열매로 만든 천연 설거지 수세미

www.thepicker.net




2020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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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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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일 202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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