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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날다
마음까지 채워주는 편안한 빵을 만들다 에이치베이커 홍준석 대표

2020-02-27

마음까지 채워주는

편안한 빵을 만들다

에이치베이커 홍준석 대표

 

글. 유현경 사진. 김희진

 

 

 

우리 동네 골목에서 숨겨진 보석을 만난 기분. 신장시장 인근 오래된 주택가에서 마주친 ‘에이치베이커(H.baker)’는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런 기쁨을 느끼게 해준다. 오픈한 지 한 달 남짓의 짧은 기간. 그러나 우연히 이곳을 알게 된 손님들은 홍준석 대표의 담백한 진심이 담긴 빵과 오래도록 함께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에이치베이커
하남시 하남대로801번길 40
www.instagram.com/hbake_r
031-795-9925, 010-2665-3200

 

나만 알고 싶은 보석 같은 빵집
문을 열자 구수한 빵 냄새에 마음이 포근해진다. 밖에서 한참 놀고 들어오면 맞이해 주던 엄마의 밥 냄새가 연상된다. 이곳의 빵은 20대 청년 홍준석 대표가 만들어낸다.

나이는 젊지만 정성으로 치자면 엄마의 밥상 못지않다.
“판매는 11시부터 하지만 새벽 일찍 출근해요. 처음에는 4시에 출근하기도 했었어요. 천연 발효종으로 만들다 보니 오래 걸리지만 빵은 영업시간에 맞춰 나와야 하거든요.”
홍 대표의 빵은 하남에서는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스타일이다. 블루베리 치즈 치아바타, 크랜베리 호두 치아바타, 석바대 바게트 등 12종에 이르는 메뉴는 대부분 유럽식 식사빵이다. 화려함은 없고, 덤덤하고 소박하지만 절대로 질릴 수 없다. 손님들은 ‘빵에서 누룽지 맛이 난다’고 호평하기도 하는데, 좋은 재료를 사용하기에 당뇨로 빵을 끊었던 손님도 이곳의 빵을 찾고 있다.
“치아바타는 제가 좋아하는 빵이에요. 베이킹 일은 디저트로 시작했었는데, 하면 할수록 저한테는 이런 스타일이 맞더라고요. 계속해서 치아바타류를 더 늘려갈거예요.”
좋아하는 빵이다 보니 더욱 정성을 들이게 된다. 그래서 홍 대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시도를 하고 있다. 속이 편안한 건강한 빵의 대명사인 천연 발효종을 사용하고, 설탕 대신 사탕수수, 프랑스산 유기농밀가루와 버터, 아르헨티나에서 온 소금을 사용한다. 의미 없는 차이 같지만, 단순한 맛의 식사빵은 좋은 재료가 맛의 관건이다.

 

 

 

청년창업 지원으로 성큼 발을 내딛다
홍 대표는 제빵 전문학교를 졸업하고, 내로라하는 베이커리에서 경력을 쌓은 베테랑이다.
“제빵 경력이 7년쯤 돼요. 리치몬드, 나폴레옹, 그리고 서울역 파리크라상까지. 항상 제일 바쁜 곳에 있었죠. 혼자서 모든 것을 해도 어렵지 않은 건 경험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7년의 치열한 세월은 자기만의 빵에 대한 생각을 쌓을 수 있게 해주었다. 할아버지가 되어도 빵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오래오래 진득하게 일할 자리를 찾았는데, 마침 집에서 가까운 이곳에 가게가 나와 출퇴근과 임대료 부담을 덜고 시작할 수 있었다.

“혼자 빵을 만드는 입장에서 비용 부담이 커지면 좋은 빵보다는 이익을 좇을 것 같더라고요. 어떤 빵을 만들 것인가를 생각하다 보니 혼자서 감당 가능할 수 있는 이곳을 선택하게 됐죠.”
자리를 결정하고 2주 만에 일사천리로 인테리어를 완성해 오픈했다. 하지만 하남시 청년창업 지원으로 큰 도움을 받아 순조롭게 창업한 편이라고 이야기한다.

“어차피 저지를 일이긴 하지만, 덕분에 더 빨리 꿈을 이룰 수 있었기에 감사한 마음이에요. 도움받은 만큼 더 빨리 자리 잡고 성장하려 합니다.”

 


평생 좋은 빵을 만들겠다는 꿈의 시작
이야기를 하는 틈에도 쉴 새 없이 그의 손은 움직인다. 오늘따라 일찍 떨어진 샌드위치를 준비해야 하고, 배달앱으로 들어온 주문 빵을 포장해 보내야 한다.
에이치베이커는 오래된 주택가 골목에 있어 상권은 좋지 않다. 그러나 빵 맛을 본 사람들이 올린 소식이SNS를 타고 퍼져 알음알음 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도 늘고 있다.

 

 

“핸디캡을 극복하려고 저도 SNS를 하고 있어요. 그날 만든 빵이나 가게 모습도 보여드리고, 소통도 하고요. 열심히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해요.”
20대다운 야심에 찬 목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질문에 홍 대표는 그렇게 큰 그림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말한다.
“평생 빵을 만들고 싶어서 시작한 일, 나이 80이 되어도 이곳에서 직접 빵을 만들고 손님을 만나고 싶어요. 빵을 만들고 일하는 것이 정말 즐겁거든요.”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에이치베이커에서 50년을 더 일하겠다는 꿈. 사실 한 치 앞을 바라볼 수 없는 시대에서 그보다 큰 꿈은 없을 것도 같다. 사람을 존중하는 빵을 만들겠다는 다짐에서 그의 꿈이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2020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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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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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일 202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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