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하남

마을 가득 웃음꽃 피어나는

이웃들의 열린 공간

서부성당

복잡한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자 나지막한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전히 그린벨트가 남아있는 하남시 감북동에 있는 서부성당은 수십 년 동안 한자리를 지키며 

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해왔다. 

종교의 울타리를 넘어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따스한 곁을 내어주는 서부성당의 문을 두드려본다.

글 정라희 사진 봉재석

동네 사람들의 일상 가까이에 있는 곳

소박한 골목 사이에 자리한 서부성당은 마치 이웃집처럼 친근했다. 

높은 담장도 굳게 닫힌 단단한 문도 없는 곳, 

오가며 잠시 들러 차 한 잔을 청해도 흔쾌히 내어줄 듯 따스한 기운이 고요하게 번졌다. 

때마침 김장철을 맞아 이른 오전부터 성당에 모인 성도들이 한창 김치를 담글 준비를 하던 참이었다.

이처럼 서부성당은 이곳을 오가는 이들에게는 단순한 종교시설이 아니라 일상의 공간이다.

서부성당 성도인 강연희 씨는 “서부성당이 생긴 지 35년 정도 되었다”고 회고했다. 

주중이나 주말에 미사를 드리고 봉사활동을 하러 성당에 들르기도 하지만, 

이곳에서 이웃들과 만나 교류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제가 하남에서 태어난 토박이에요. 대대로 초이동에서 살아왔어요. 

예전에는 이 주변이 모두 그린벨트로 묶여 있었습니다. 

지금은 감일지구 등 대형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지만, 이전에는 주민 다수가 농사를 지으며 지냈어요.”

천주교인들은 관할구역에 있는 성당에 다니는 까닭에, 감일지구가 형성되면서 

서부성당에도 계속해서 성도들이 늘어나고 있다. 

덕분에 서부성당에도 하루하루 활력이 넘친다.

성도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모두에게 열린 공간

최근에는 서부성당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의 외연이 한층 넓어졌다. 

2021년 별자리 학습 공간으로 선정된 이후, 

이곳에서 꽃꽂이 수업 등 다양한 문화강좌를 진행하고 있는 까닭이다. 

서부성당에 다니는 성도들뿐만 아니라, 

인근에서 꽃꽂이 수업 소식을 듣고 일부러 찾아오는 이웃들도 많아졌다.

“우연한 기회로 하남시에서 별자리 학습 공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신부님께서도 성당에서 평생학습을 하는 것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셨어요.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업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웠지만,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지난 9월부터 꽃꽂이 프로그램을 해왔어요.”

강연희 씨의 말이다. 처음에는 작은 성당에 사람들이 몇이나 찾아올까 염려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문화생활에 대한 열망이 컸기에, 최소 인원을 꾸려 첫 수업을 진행했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주변에 입소문이 퍼졌고, 현재는 감북동과 초이동, 감일지구, 미사지구 등 

여러 지역 주민들이 서부성당으로 찾아오고 있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아담하고 소박한 공간에서 삼삼오오 모여 문화 활동을 할 수 있어 주민들의 호응도 높다.

별자리 학습 공간을 통한 즐거움을 키워가며

9월부터 시작한 꽃꽂이 프로그램은 어느덧 8회차를 진행했다. 

그동안 주민들은 꽃꽂이 기초부터 부채형, 역T자형 등 기본기를 다질 수 있는 내용을 익혔다. 

꽃꽂이를 배우면서 가정에도 꽃향기가 넘친다. 강좌 초기부터 참여했던 

양선숙 씨는 “나이를 먹을수록 새로운 것을 배우기가 어려운데 별자리 학습 공간을 통해 수업을 

받으면서 성취감을 느낀다”고 전한다.

“그동안 성당에서 미사가 없는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꽃꽂이 수업을 받았는데, 

시간이 무척 빠르게 지나간다고 느껴질 만큼 행복합니다. 따로 꽃을 구매해서 집에서 

다시 연습해 보기도 하는데, 덕분에 집안 가득 꽃향기가 넘쳐납니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꽃꽂이 수업을 통해 성당 헌화 봉사를 하거나, 

장기적으로 플로리스트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고 싶은 바람도 갖고 있다. 

이와 별개로 비즈 공예와 과일청 만들기 등 성도와 주민들이 관심을 느낄 만한 프로그램도 계획 중이다. 

주민들은 별자리 학습 공간 프로그램이 더 많은 하남 시민이 당당하게 평생 배움을 

이어갈 수 있는 통로가 되기를 기대했다.

서부성당 별자리 학습 공간 운영

운영 시간: 목요일 오전 10시~오후 12시

주소: 하남시 서하남로 85-28 서부성당

참여 인원: 10~20명 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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