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하남

하남에는 멋진 공유 공간이 많다. 이는 분명 서로의 공간을 열고 이웃을 품을 줄 아는 따뜻한 사람이 많은 덕분일테다. 여기 또 하나의 멋진 공간이 있다.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쉬고 배우며 어울릴 수 있는 곳. 서로가 서로의 이웃이 되어주는 하남외국인지원센터다.

글 정희화 사진 이정도

나그네를 돕는 나그네

2004년 설립된 하남외국인지원센터는 당시 지역 내에 최초로 설립된 외국인지원센터였다. 그 뒤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우인식 대표는 꾸준히 지역 내 외국인과 다문화 가정을 도왔다.

“처음 시작한 동기는 ‘너희는 나그네를 사랑하라. 전에 너희도 나그네 되었음이니라’라는 성경 말씀 때문이었습니다. 우리 세대 중에는 중동 근로를 다녀온 분들이 많은데, 그때 선배나 동료들의 애환에 대해 참 많이 들었죠. 언어도 안 통하고, 문화도 이해가 안 가고, 환경도 다르고. 그래서인지 외국인 근로자들이나 다문화 가정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안타까웠습니다. 우리도 나그네였으니까요. 그들을 돕고 협력하는 관계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센터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센터는 한국을 찾은 이 새로운 이웃들이 한국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데에 힘썼다. 한국말을 가르치고 문화 이해를 돕는 활동을 꾸준히 이어갔다. 고충 상담과 지원 연계도 이어갔다. 의료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연계했고, 복잡하고 낯선 행정 절차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적절한 절차를 소개했다. 그렇게 매년 수백명의 사람이 센터의 도움을 받았다.

함께하는 삶에 대한 고민

요즘 센터에서는 주로 상담 업무가 이뤄진다. 문화 차이, 이혼, 양육 등 다양한 고충과 사연이 센터로 모여든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녀 문제예요. 외국인과 한국인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 외국인 재혼 가정의 자녀, 중도입국 자녀 등 많은 아이가 문화 차이와 적응 어려움으로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보살피고, 가정이 건전히 세워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단순히 전문 단체 한두 곳에서 노력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에요. 우리 사회가 진지하게 고민할 중요한 문제입니다. 모두의 노력과 고민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고민과 노력의 일환으로, 우 대표는 작년부터 센터 한편에 작은 카페 공간을 만들었다. ‘노마드 카페’다. 밝고 따뜻한 분위기의 카페에는 여러 캘리그라피 장식과 그림이 걸려 있었다.

서로에게 이웃이 되어주는 곳

2019년 별자리 학습공간으로 선정된 뒤, 센터에서는 영어로 배우는 한국어 수업, 시니어 탁구 교실, 우쿨렐레 수업, 다문화 자녀 탁구 교실 등 다양한 수업이 진행됐다. 우 대표는 여러 주민이 공간을 활용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사는 사회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흐뭇했습니다. 아이들이 우쿨렐레를 배우고, 주민들이 신나게 탁구를 치고 함께 어울리는 모습이 참 좋더군요. 가지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눈다는 건 정말 멋진 일입니다. 이웃과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기쁩니다.”

향후 센터에서는 다양한 별자리 수업과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특히 11월 중에는 <별자리 학습 공간: 공간여행> 행사의 일환으로 몽골식 만두인 보츠(Buuz)를 함께 만들고 먹는 몽골 음식 체험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하남외국인지원센터는 지역 내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근로자들의 든든한 친구이자 소중한 이웃으로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왔다. 수많은 사람이 센터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겼다. 이 과정에서 센터도 여러 어려움과 고충을 겪었지만 우 대표는 그저 할 일을 했다는 반응이다. 그는 나그네의 이웃으로 할 일을 하였을 뿐이라며 앞으로도 센터가 하남 시민과 지역 주민들께도 유용하게 사용되고 이주민과 함 께 어울리며 더불어 상생할 수 있는 사랑방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하남외국인지원센터 이용 안내

◎운영 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주소: 경기도 하남시 신장로 195 2층 하남외국인지원센터

◎가능 인원: 50명

◎대여 장비: 우쿨렐레, 보면대, 기타, 피아노, 커피 장비 등

◎이용 문의: 010-5218-4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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