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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의 아름다운 이별

2020-01-23

글. 엄용선  사진. 김희진

 

반려동물과의

아름다운 이별

 

펫헤이븐(Pethaven) 조규웅 대표

 

 

반려인 천만의 시대, 우리는 반려동물을 키우며 사랑, 헌신, 삶, 관계에 대해 배운다. 

인생에 귀중한 선물로 존재했던 반려동물들, 그들이 건너는 무지개다리에서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보다 행복한 이별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국내 최초 반려동물 운구 전문 서비스를 시행하는 ‘펫헤이븐’의 조규웅 대표, 그를 만나본다.

 

 

 

펫헤이븐(Pethaven)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펫헤이븐은 가족을 잃은 반려인을 반려동물 장례식장과 연결해주는 ‘국내 최초 반려동물 운구 전문 서비스’ 업체입니다. 대다수 반려인들은 반려동물이 무지개다리를 건너면 당황해합니다. 사체 처리 방법 등 여러 장례 절차에 무지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가족을 잃었다는 상실과 그것에서 오는 상심(傷心)이 큰 것이지요. 펫헤이븐은 그런 분들에게 운구차를 보내 가족을 잃은 분들의 위로와 반려동물의 안식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주로 어떤 분들이 이용하고 계시며, 펫헤이븐만의 특화된 서비스는 무엇일까요? 

현재 보유 차량이 없거나 가족을 잃은 슬픔에 운전이 힘든 분, 승차 거부 혹은 바가지요금에 대중교통 이용이 꺼려지는 분, 반려동물 장례지도사에게 품격 있는 운구를 맡기실 분, 반려동물을 잃은 지인분께 펫헤이븐 운구 서비스로 슬픔을 위로해 드리고 싶은 분 등 다양합니다. 안전하고 품격 있는 장례를 원하는 반려인들의 인식이 높아지는 현 상황에서 펫헤이븐은 자체 교육을 이수한 현역 반려동물 장례 지도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전문화된 운구 차량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반려동물 ‘전문’ 운구의 필요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이전의 반려동물 운구는 운구가 아닌 운반에 가까웠어요. 하여 이를 경험한 반려인들은 스스로 ‘가족 같은 반려동물의 장례를 제대로 했을까?’ 하는 죄책감을 느낀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는 반려인으로 하여금 반려동물의 재구매·입양을 망설이게 하며, 결과적으로 반려동물 사업의 순환 파괴를 가져옵니다. 현실적인 필요성은 안전하고 품격 있는 반려동물 장례 문화 정착에 있습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을 마주한 반려인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장묘업체의 허가 여부, 서비스의 높낮이, 합리적인 비용 등을 따지기란 쉽지 않아요. 이에 올바른 장례 절차를 전달, 제대로 된 장묘업체와의 연결 등 가교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48년간 하남시에 거주하면서 반려동물을 수십 마리 키워 왔다고 들었습니다. 그러한 성장 배경이 오늘에 미친 영향이 있다면?

선친이 동물 농장을 하셨어요. 태어나 보니 개가 있었고, 개와 함께 성장했습니다. 반려동물과 친숙하게 되는 생활이 계속되면서 그들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고, 그 지식을 기반으로 자연스레 이쪽으로 인생의 방향을 결정했습니다. 펫보험, 펫상조를 거쳐 (사)한국동물장례협회에서 동물 장례와 관련된 일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수많은 반려동물 관련 사업 중 특별히 장례 문화에 집중하는 까닭은 무엇인가요?

과거 동물 농장에서는 ‘브리딩’을 했습니다. 쉽게 말해 강아지를 선별해서 기르는 것으로 이는 곧 선택받지 못한 나머지의 도태를 말합니다. 당시 아버지는 도태된 강아지의 사체 처리를 꼭 제게 시켰습니다. 산에 가서 버리고 오라고… 당시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저는 차마 그냥 버리고 올 수 없어 일일이 땅에 묻어 주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러다 2016년에 우연찮게 동물장례에 대한 기사를 접했는데, 너무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사업을 시작하게 됐고 지금 전력을 쏟고 있습니다.

 

 

 

 

반려동물과 함께한 인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기억나는 에피소드라면?

어린 시절엔 아침마다 늘 아이들을 데리고 운동을 다녔어요. 한 번은 그중 한 아이를 여주로 보낸 적이 있는데, 그 아이가 농장까지 혼자 찾아온 거예요. 순간 너무 놀랍고 반가우면서 미안한 마음이 크게 들었습니다. 오는 길이 험했는지 발톱이 빠져 있고 몰골이 엉망이었거든요. 다시는 저의 반려견을 다른 누군가에게 보내지 않겠다고 다짐한 계기가 됐어요. 영원한 동반자가 되리라 마음먹었죠.

 

 

2019년 8월 창업 이후 반년이 흘렀습니다. 그간의 소회가 궁금합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배워야 할 것이 더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공감’과 ‘교감’의 중요성은 인지하고 있었지만, 그것의 대상이 무조건 슬픔과 상실, 상심의 축일 거라는 것은 착각이었어요. 반려동물 장례 분위기는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일례로 몇 년간 암 투병을 하다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동물의 경우 후련하다는 느낌이 감돌지요. ‘긴 병에 효자 없다’고 하잖아요. 그건 사람이나 동물이나 매한가지입니다. 반대로 간단한 치석 제거를 하러 병원을 찾았다가 영원히 마취에서 못 깨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보면 같이 울어드리지 못해 죄송하지요. 이렇듯 저는 앞으로 반려인과 더 많은 공감과 교감을 이어가려 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국내 최초 반려견 운구 전문 서비스로 펫헤이븐은 대한민국의 건전하고 올바른 반려동물 장례 문화 정착에 앞장설 것입니다. 생각하는 것처럼 장례 자체가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아요. 장례를 잘 치르면 어떤 분들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돌아서서 나오기도 합니다. 유골함을 전달해 주는데 거의 대부분 뜻밖의 배려라며 너무 좋아합니다. ‘아가야, 이제 집에 가자’며 행복하게 돌아서는 반려인의 모습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더불어 펫헤이븐은 사회공헌을 위해 사회적 교통약자와 독거노인, 생활보호자, 군·경견, 실험견, 안락사 위기의 유기견을 입양한 반려인들에게 ‘무료 운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https://pethaven1.modoo.at 참조) 시민 여러분의 많은 이용을 바랍니다. 

 

 

 

2020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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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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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일 202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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